사업안정성 높고 도로ㆍ상하수도 사업 등 건설업계 해외진출 인큐베이터 역할 기대
중견사, EDCF 자금 활용한 프로젝트 통해 해외진출 이뤄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하반기 개발도상국의 각종 인프라 개발사업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F/S) 발주를 활발히 쏟아낼 전망이다. EDCF는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과 경제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장기 저리의 차관 제공 기금으로,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안정적으로 해외 공사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올해 3분기와 4분기 중 총 20건의 F/S 지원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해 예고됐던 하반기 발주예상 F/S 지원사업이 12개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주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여기엔 건설업계가 관심을 둘 만한 교통 및 상하수도 인프라, 건축 등의 프로젝트도 다수 포함됐다.

우선, 3분기에는 △방글라데시 다카 상하수도청 현대식 국제교육 연구센터 설립사업 △우즈베키스탄 의과대학 건립사업 △캄보디아 북동부 지방도로 개선사업 △캄보디아 질병통제예방센터 건립사업 △키르기즈 이식쿨 주립병원 건립사업 등의 F/S 지원사업이 발주가 예상된다.

4분기에는 발주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4분기 발주예상 F/S 지원사업에는 △방글라데시 치타공 Fateabad 유역 하수처리시설 구축사업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UESD) 건립사업 2차 △에콰도르 산토도밍고시 하수도 확장사업 2차 △르완다 남북횡단 도로 개보수사업 △르완다 캅가이 및 무호로로 지역병원 개보수 및 확장사업 △탄자니아 철도교육센터 건립사업 △탄자니아 이링가 상하수도 △에티오피아 BRT 구축사업 2차 △에티오피아 현대식 공공병원 건설사업 등이 포함됐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프라 개발이 민관협력사업(PPP) 중심의 국제 입찰을 활용하는 추세로, 선제적인 사업기획와 함께 EDCF를 연계해 유망 PPP 사업의 발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F/S 사업이 충실하게 이뤄지면 향후 본사업에도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견건설사들은 EDCF 자금을 활용한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해 해외진출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동부건설은 라오스 비엔티안공공사업교통국에서 발주한 라오스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2차)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공사는 약 518억원 규모로, EDCF 자금을 통해 진행된다. 이 사업은 라오스 비엔티안시 메콩강변에 약 8㎞ 길이의 제방을 축조, 호안을 정비하고 강변 공원과 도로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동부건설은 공동도급사인 금호건설과 48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성건설은 지난달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MPWT)가 한국의 EDCF 자금을 재원으로 발주한 ‘캄보디아 48번 국도 개선공사’를 따냈다. 이 사업은 캄보디아 48번 국도 148㎞를 개 보수ㆍ확장하는 공사로, 계약금액은 약 678억원에 달한다.

일성건설은 캄보디아 지방개발부(MRD)가 발주한 ‘캄보디아 지방도로 3차 개선공사’에도 진출한 상태다. 이 사업 역시 한국의 EDCF 자금을 재원을 통해 진행되는 공사로, 계약금액은 약 505억원이다. 일성건설은 착공일로부터 32개월 동안 캄보디아 중부 지역 38개 지방도로를 개 보수ㆍ확장하게 된다.

금호건설은 지난 6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MOWRAM)가 발주한 약 590억원 규모의 ‘홍수 피해 저감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은 캄보디아 서북부 반테민체이주의 침수피해 저감을 위한 것으로, 금호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목적 저류지 3개소를 건설하고, 관개수로 3개소 개보수 및 신설(총 연장 87.6㎞), 교량 및 수문, 배수 구조물 등을 조성한다. 공사 기간은 총 36개월로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불안정한 글로벌 경기로 인해 중견사들은 안정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재원의 프로젝트 수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희용기자 hyong@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